- 『황금빛 똥을 누는 아이』의 저자 최민희 씨 인터뷰
최민희(43)씨는
마흔에 아이를 낳았다. 첫아이를 낳은 지 11년 만이었다. 주변에선 노산이라고 걱정했지만 그는 날마다 뱃속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했고, 조산소에서 딸 윤서를 낳았다. 그리고 10년 동안 자신이 가르쳐온 자연출산과 육아법대로 이 `모진 엄마'는
정말 두시간 동안 아이를 발가벗겨 뒀고 사흘동안 물만 먹였다. 태변을 다 누고 첫 젖을 먹은 윤서는 눈빛이 맑고 초롱해지더니
정말 반짝이는 황금빛 똥을 누었다.
민주언론운동 시민연합 사무총장으로 오랫동안 일해온 그가 자연의학을 연구하고 강의한다는 게 얼핏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그는 “생명의 소중함을 지키고 생활에서 체험하는 운동이야말로 환경과 사회를 바꾸는 기초”라고 확신한다.
그는 월간 <말> 기자 시절 취재하며 알게 된 장기수 할아버지가 위암3기로 3개월밖에 못 산다는 판정을 받고 출소한
뒤 자연요법으로 7년을 더 사는 것을 보고 자연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큰애 용혁이(14)를 임신했을 때는 나도 전혀 몰랐다. 입덧이 심해서 탄산음료를 많이 먹었고
병원에서 출산하고 분유를 먹였다. 아이는 돌 전에 네 번이나 입원할 정도로 몸이 약했다.” 둘째를 임신했을 때는 가공식을
전혀 먹지 않고 오곡밥과 채소를 먹고 꾸준히 운동을 했다. 만삭의 몸으로 청계산에 올라 산에 돋은 산야초를 뜯어 먹기도 했다.
8개월 동안은 엄마젖을 먹였다. 갓 태어난 아이를 차가운 물에 목욕시킬 때 반대하던 남편과 부모님도 아이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자 그를 지지하게 됐다.
그는 자연건강법의 핵심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의사나 병원이 생기기 전부터
어머니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던 방법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기침만 해도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히고 분유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여 면역성을 떨어뜨리는 요즘 육아법에 대한 문제제기다. 열이나 설사, 기침은 침입한 세균을 배출하는 자연반응이므로
무조건 약을 먹이지 말고 물이나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앓게 놔두는 게 좋다. 또 물과 바람과 햇빛을 피부로 받아들이도록 생활하고
식습관은 소금과 물, 신선한 채소를 먹되 고기는 안 먹거나 채소를 세 배 이상 곁들여 먹어야 한다.
--- 한겨레신문 01/4/18 박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