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갈수록 약해진다. 체격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체력은 떨어지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철이 늦게 든다”는 염려의 소리도 자주 들린다. 물론 예외가 있겠지만 아이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불균형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청소년 문제도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높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뇌암으로 인해 동공이 앞으로 돌출한 아이를 업고 `기적의 방법'을 찾아 헤매던 어머니를 만난 일이 있었다. 결국 아무런 방법도
찾지 못했던 그 어머니의 허탈한 뒷모습에 대한 부채감은 아직도 내 마음 속에 깊이 남아 있다.
난치병에
시달리던 그 아이들, 아이를 부여잡고 눈물 흘리던 어머니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다섯수레)를
쓰고 생각을 같이 하는 어머니들과 `수수팥떡' 모임을 만들었다. 이미 질병이 깊어진 아이를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아이들이 같은 고통을 받지 않도록 `무엇인가' 해보자는 뜻을 모았다.
문제는 정신적 육체적 `면역성'이다. 이 면역성은 어머니가 아이를
잉태한 순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다고 봐야 한다. 흔히 육아를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온 뒤부터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잉태 순간부터
시작된다. 예전에 우리 어머니들이 `뱃속에서 하루 잘 자라는 것이 태어나 한 달 자라는 것 보다 낫다'고 이르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잉태한 어머니가 몸관리를 잘하고 `산후처치'를 잘하게 되면 튼튼한
아이를 낳아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다. 물론 병을 100% 다 막을 수는 없다. 그리고 병원에 한번도 가지 않는 것이 목표도
아니다. `필요하면' 병원을 찾아 처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녕 필요할 때만 병원을 찾는 것이 요즘 어머니들에게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머니들은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모두 `움직이는 교과서'이자 `가장 유능한 주치의'라고 믿는다. 어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잉태 출산 육아의 지혜를
끌어내어 한자리에 모으면 훌륭한 육아지침서가 될 것이다.
최민희/자연육아법 연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