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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게시판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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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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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star89(정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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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5-06-28 오후 8:2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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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953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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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씨랜드 참사로 숨진 가현이 나현이 쌍둥이가 생각났습니다.
오래전 일인데 왜 생각이 났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엄마의 일기를 다시읽어 보았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서 다 읽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저도 결혼을 하고 두 딸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쌍둥이 나이고 둘째는 15개월입니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이트에 들어오시는 분들께 이런 부탁드립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도 꼭 사랑해 주십시오.
그러면 이런 위험한 건물도 안 지을 것이고
이런 위험한 곳에 아이들을 재우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운영자님.
다들 유기농을 먹으라고 이야기 합니다.
농약만들고 비료만들어 번 돈으로 유기농야채를 사서 드시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 때문에 그렇게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사람들을 위해서 농약이나 비료로 가꾼 식룸은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대안을 제시하면 안될까요.
예를들면 얼마전에 라디오에서 자연식하시는 분이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껍질째 먹으면 껍질이 농약을 가지고 나간다고 하더군요.
싸이트의 성격이 조금은 바꿔야하기 때문에 어쩔지...
어머니 장점심씨의 일기의 일부입니다.
예쁘고 의젓한 내 딸 가현아!
엄마가 가현이를 보지 못하고 지낸지가 벌써 두달이 되었단다. 지금은 하늘나라 예쁜 천사가 되어있겠지. 그런데도 엄마는 아직 우리 가현이를 기다리고 있구나. 가현이가 돌아오면 맥도날드 햄버거집에도 가고, 새 신발도 사주기로 약속했는데, 가현이는 하늘나라가 더 좋은 모양이지?
그곳에서는 누구하고 제일 친하게 지내니?
가현이가 친했던 김하라는 엄마품에 돌아왔다는데, 우리 가현이가 심심하지 않을까 엄마는 조금 걱정스럽단다. 대신에 다른 친구들도 많이 있고, 새로 사귄 혜지도 함께 있겠지? 그리고 가현이는 동생하고도 함께 있으니까 정말 다행이다. 엄마가 항상 가현이에게 언니노릇을 강요해서 미안하지만, 나현이를 잘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것 알고있지?
엄마는 가현이가 앉아있던 아파트 벤치에도 앉아보고, 가현이가 다니던 수영장에도 가보고, 자전거를 타다가 자주 넘어지던 보도블럭 위도 걸어본단다.엄마가 미처 마중나가지 못하면 언제나 엄마에게 우편물을 가져다 주던 우리 가현이가 없어서 우리집 우편함은 참 심심하겠다.
가현이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항상 궁금했는데,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실컷 물어보면 되겠구나. 가현이의 롤러블레이드는 도림이 언니가 가져갔고, 지오스핑크스 로봇은 도현이 동생인 태현이가 가져갔단다. 우리 가현이 덕분에, 엄마는 도현이 엄마랑 친해졌구나.
가현이가 좋아했던 이모할머니가 예쁜 원피스를 사오셨단다.
머리띠랑 양말도 사오셔서, 엄마가 가현이에게 보냈는데 잘 받았겠지? 그리고 이현이가 쓴 편지랑, 아빠가 쓰신 편지도 읽어보았니? 우리 가현이가 글자를 모두 읽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지금 엄마가 쓰고있는 편지를 모두 읽을수 있을테니 말이야.
우리 가현이 스무살 때 읽으라고 써 두었던 편지는 이제 소용이 없어져 버렸지만, 그래도 엄마는 그 편지를 계속 가지고 있을꺼야. 물론 가현이 예쁜 사진이랑, 가현이가 만든 요술사과 그림책도 함께 말이야. 이 다음에 지윤이가 크면, 가현이 비디오 테잎도 보여주고 언니들이 얼마나 지윤이를 예뻐했는지 이야기 해줄께. 가현이가 가르쳐준 노래랑 손놀이도 지윤이는 아직 잘 기억하고 있단다. 함께 보던 에어로빅 비디오테잎을 아주 좋아하고...
물론, 가현이는 다 알고 있겠지만 엄마는 자꾸만 가현이에게 지윤이 이야기를 해 주고 싶구나. 가현이 몫까지 엄마가 지윤이랑, 아빠랑 더 많이 사랑해 줄게.
가현아. 언제나 엄마곁에 남아있을꺼지?
그런데 왜 엄마꿈에 나타나지 않는거야? 207호 아줌마에게 왔으면 엄마도 보고 가야지. 아줌마랑 이모 꿈에만 나타나고 엄마에게는 한번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 엄마가 너무 서운하잖아.
가현아. 엄마는 가현이가 많이 보고싶어.
엄마가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 절대로 잊으면 안돼.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때 까지 행복하게 지내야한다. 그리고 엄마얼굴 절대 잊어버리지 말고, 꼭 다시 만나. 안녕!!
-1999년 8월 31일 가현이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엄마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 딸 나현아!
지금 엄마가 앉아있는 책상위에는 나현이의 미니인형이 함께 앉아있어. 불쌍하게도 미니인형은 눈썹이 잘리고 없구나. 언니가 그런거지? 졸릴때면 나현이가 항상 머리카락을 빨아서, 엄마가 사주었던 인형말이야. 머리카락을 자꾸 손가락으로 꼬아서 입에 넣다가 엄마한테 많이 혼났었는데.
설마 하늘나라에서 엄마 보고싶다고 울고있는건 아니겠지?
나현이가 끔찍하게 사랑하던 동생을 남겨두고, 왜 그렇게 빨리 하늘나라로 떠나가 버렸는지 모르겠구나. 캠프가기 전날 팥빙수를 많이 먹어서 가현이랑 나현이가 배탈이라도 나지 않았을까 걱정했었는데, 혹시 잠을 자다가 깨지는 않았으면 좋으련만.
엄마는 우리 쌍둥이가 꿈나라에서 조용히 하늘나라로 갔으면 좋겠구나. 예쁘게 잠든 모습으로 말이야.
나현아.
아주 작아져 버린 우리 나현이의 몸을 엄마가 안아주지도 못하고 떠나 보내서 정말 미안하다. 물론 나현이의 맑은 영혼은 벌써 예쁜 천사가 되었겠지만, 그래도 엄마는 나현이를 한번만이라도 더 안아주고 싶었는데...
나현이가 좋아했던 민성이 오빠가 별자리, 짱구, 마스크맨 CD 하고 나현이 롤러블레이드를 가져갔단다. 오빠가 나현이에게 보내는 편지는 받았겠지? 하늘나라에서도 가현이랑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한다. 언니한테 함부로 말하면 안되고, 친구들하고도 재미있게 잘 놀고. 가족이랑 친구는 다른것이라고 엄마가 말했지?
이 다음에 엄마랑 하늘나라에서 만날 때 까지 씩씩하게 있어야 돼.유치원 재롱잔치 에서도 나현이가 병원에 있는 언니 몫까지 잘 해냈잖아. 우리 나현이가 수영장에서 자기를 도와주었다고 이현이가 편지에 썼더라. 엄마딸이 얼마나 똑똑한지. 엄마가 우리 쌍둥이를 얼마나 자랑스러워 했는지 나현이도 알고있지?
여섯 살때 맨 처음 다녔던, 영어 유치원에 계속해서 보내지 못한 것이 엄마는 지금 너무나 후회스럽구나. 계속 그곳에만 다니겠다고 떼를 썼더라면 좋았을 것을... 항상 착하고 엄마말을 너무나도 잘 들어주었던 우리 쌍둥이를, 엄마가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정말로 미안하구나.
이제 엄마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비가 오면 나현이의 노란우산이랑 장화가 생각나고, 베란다에 서면 가현이랑 나현이가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던 그 자리를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단다. 슈퍼에 가면 나현이가 언니를 찾으러 다녔던 그 날이 엊그제 인것만 같고. 은행에 가는 길에는 가현이가 비디오테잎을 빌리러 뛰어가던 모습이 자꾸만 아른거리는구나.
엄마가 쌍둥이를 기다리던 벤치는 아직도 그대로 인데...
이제는 정말로 너희들을 볼수가 없는데, 엄마는 아직도 유치원 버스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는 것만 보면 나현이가 뛰어내릴 것 같구나. 언니도 금방 뒤따라 내려서 엄마를 올려다 보며 손을 흔들텐데.
나현아. 하늘나라에서도 언니한테 자기 할 일을 미루면 안된다. 나현이가 스스로 장난감정리도 잘 하고, 언니 말도 잘들어야 해. 엄마곁에 항상 우리 쌍둥이가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엄마는 힘이 생겨.
엄마랑 아빠는 더 열심히 살다가 너희들 있는 곳으로 갈꺼야. 우리 가족 모두 다시 만나서 행복하게 살자. 그 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 나현아.
많이 많이 사랑해. 나현아. 이젠 정말 안녕..
- 1999년 9월 7일 나현이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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