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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둘째 순산했습니다.(수원 박성욱 산부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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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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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oho69(반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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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4-07-29 오전 8:4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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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396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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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7월 19일 3.2kg 건강한 딸아이를 순산했습니다. 예정일에 딱 맞춰 낳았다는게 정말 신기하대요. 저는 수원에 있는 박성욱 산부인과에서 아이 낳았는데 혹시 그곳 다니시는 산모님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예정일 전날 오전에 이슬이 비쳐서 조만간 진통이 시작되겠거니 하면서 합장합척 천번 정도 하면서 기다렸지요. 저녁 8시부터 약간씩 배가 아파왔는데 첫아이때보다 강도가 약해서 가진통인지 진진통인지 헷갈려서 시간을 적어보니 7-8분에 한번씩 약하게 진통이 왔다 가곤 했습니다. 둘째는 첫애보다 진행이 빠르다고 해서 새벽 1시경 병원에 전화해보니 와서 내진을 해보자고 하대요. 병원이 가까워서 첫애까지 데리고 짐싸들고 가서 내진을 했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집에가서 편하게 자고 오라고 해서 다시 돌아왔어요. 좀 긴장되긴 했지만 그래도 잠 잘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진통이 다시 불규칙적이어서 좀더 기다려야지 했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래도 모르니 한번 와보라고. 아이 데리고 별 생각없이 오전 10시경 병원에 가서 내진하니 의사선생님이 자궁문이 3cm 열렸다고 입원하라시네요. 순간 황당! 집에 들러 짐도 가져오고 그러면 안되냐니까 안된대요. 금방 진행된다고 어서 대기실에 가라고 해서 부랴 부랴 남편에게 연락하고 대기실에 입원해서 관장하고 링겔 꽂고 그때까지만 해도 진통이 약해서 병원 복도를 오가면서 진통이 강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본격적으로 아팠던것은 남편이 온 11시30분경이었어요. 그때부터는 진통이 올때 어찌나 아프던지 호흡도 잘 안되고 몸도 긴장되고 그러다보니 온 몸이 저려왔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끊어내쉬기 호흡을 하니 그나마 몸이 조금 이완되고 호흡도 할 수 있었지요. 진통이 올때는 아이가 골반 안으로 마구 내려오는 느낌이 들었는데 다리를 최대한 벌려야 하는데도 그게 어렵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궁문이 7-8cm 열리고 항문 쪽으로 힘을 강하게 주고 싶은 느낌이 들어 간호사에게 얘기하니 힘을 주라네요. 두번 정도 힘주고 분만실로 옮겼습니다. 거기서 3-4번 힘을 주니 아이가 쑥 나왔어요. 힘을줄때는 정말 저도 거부할 수 없는 강한 힘이 들어가서 별로 어렵지는 않았고 마치 아랫도리가 불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아이 태어나고 남편이 들어와서 탯줄 자르고 우는 아이 제 가슴 위에 얹고 젖을 물리니 젖꼭지를 잘도 물대요.그리고는 울음을 뚝 멈췄지요. 남편은 아이 데리고 회복실로 가서 100분 나체요법 먼저 시작했고 저는 뒷처치 한다음 병실로 가서 아이 볼 수 있었습니다. 더워서 다 벗겨놓고 아이 침대에 뉘여 나체요법 했는데 벌써 태변을 많이 봤더군요. 아이가 조금 울때는 제가 손도 잡아주고 엄마라고 얘기도 해주니 별로 울지도 않고 잘 해줬어요. 그렇게 나체요법 마치고 나서 간호사가 데리고 가서 목욕 시키고 다시 병실로 데려오니 그때부터 세상 모르고 잠만 자더군요. 그리고 3일동안 아이는 태변을 엄청 봤어요. 4일째 되는 날, 아주 노랗고 예쁜 똥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나체요법의 효과가 대단하다고 계속 얘기했습니다.그리고 아이는 지금까지 젖 잘 먹고 잘자고 잘싸고...무럭 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첫아이를 조산원에서 낳고 둘째를 병원에서 낳았어요. 출산 과정을 비교해보니 아쉬움이 남아 몇가지 더 적어봅니다.
먼저, 분만 대기실에서 링겔(포도당액)꽂고 촉진제를 맞았다는 겁니다. 둘째라 굳이 촉진제 맞지 않고도 진행이 빨랐을텐데 왜 공식처럼 촉진제를 (옥시토신 10cc 정도의 양이라고 하더군요.) 놓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진통이 너무 빠르게 와서 호흡하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제가 좀더 강하게 거부를 했어야 하는데 당시 상황이 그러기가 좀 어렵더군요.
둘째, 분만실에서 아이 낳을때 보통 조산원은 아이가 자기 힘으로 나올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는데 병원은 다르더군요. 제가 너무 민감한지 모르겠으나 제왕절개만 안했을뿐이지 아래로 의사가 꺼낸다는 느낌이 강해서 불쾌했습니다. 양수를 터뜨리고 질구를 마구 손으로 벌리고 아이를 잡아 빼고...아이를 낳은 후에도 곧바로 가슴 위에 얹어주지 않고 탯줄 먼저 자르더군요. 탄생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으나 그건 산모인 저 혼자만의 감동이었고 의사선생님이나 간호사들은 각자 자신의 역할에 아주 충실할 뿐 이었습니다. 또 가족 분만이라고는 하나 남편은 진행이 다 된다음 들어와서 탯줄만 잘랐을뿐이라서 형식적인 참여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째, 회음부 절개 문제인데 저는 첫애때 힘주기만 4시간을 할 정도로 난산이었습니다. 수중분만을 했는데 나중에 회음부가 너무 많이 상처가 나서 조산원에 이틀 있다가 병원으로 옮겨서 다시 치료하는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때가 아이 낳을때보다 훨씬 힘이 들어서 다시는 아이 안낳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지요. 둘째때는 상황봐가면서 절개를 하자고 의사선생님과 얘기했는데 병원에서는 간호사부터 시작해서 다들 회음부 절개를 얘기하더군요.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회음부 절개하라고 저도 동의했습니다. 산모의 상황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겠지만 병원에서는 회음부 절개를 안하는게 어렵다는것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은 병원의 잘 짜여진 출산 시스템을 제가 혼자서 이러쿵 저러쿵 바꾸자고 얘기하는게 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또 의사선생님도 상담할때는 산모의 의견을 거의 받아주겠다고 얘기했지만 출산 당일은 거의 모든게 그 병원의 관례대로 되더군요. 모든 병원이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좀더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줄 수 있는 출산문화가 아쉽다는 점을 느꼈지요. 그래도 저나 아이나 아주 건강하고 100분 나체요법도 원하는대로 할 수 있어서 그 점은 만족합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임신 기간동안 풍욕과 냉온욕, 녹즙 마시기, 또 기체조 하기등 여러가지로 준비를 하니 둘째때는 훨씬 쉽네요. 몸무게도 8kg밖에 안늘었고 막달까지 아주 건강하게 보낼 수 있었답니다. 다른 산모님들도 건강하게 임신 기간 보내시고 무엇보다 마음 편하게 갖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들 순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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