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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아토피안- 내용증명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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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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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sheo(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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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8-05-20 오전 6:5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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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588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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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허윤희 남편, 이준석
한 달이 지나도 가게는 정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슈퍼맨은 가게로 꼭 필요한 용무가 있는 것이 아니면 전화를 하지 않았다. 나는 속이타고 지쳐갔다. 아픈 몸은 마음을 조급하게 했고 부정적인 것들이 몸에 잔뜩 끼었다.
나는 슈퍼맨에게 전화가 올 때, 두 번에 한 번 꼴로 가게에 대해서 물었고 그때마다 슈퍼맨은 ‘이상하게 사람이 잘 붙지 않네요.’ 라고 말을 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알아보고 있다는 내색을 비쳤고 조만간 사람이 붙을 거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 달 정도가 지난 후 한 사람이 가게를 보러 갈 거라는 전화가 슈퍼맨에게서 왔다. 그는 다른 점포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슈퍼맨은 신규로 사람을 붙이면 교육과 계약서 작성에 꼬박 한 달이 소요돼서 기존에 했던 분이나 현재 점포를 윤영하고 있으나 매출이 저조해 고생하는 점장님들로 한정하여 물색 중이다, 라고 말했다. 어떻게 들으면 그것은 마치 나를 위해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담배권 명의 문제가- 점장이 바뀔 때마다 지금과 같은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 지속적으로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점장이나 점장을 했던 사람 중에 담배권을 따내기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을 물색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신규로 편의점을 하는 사람들은 매출만 보고 단순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가 적은 수익에 금세 그만 둘 여지가 다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람이 이 가게를 인수해 운영하리라 생각했다. 편의점을 운영해 본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매장이 흔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가게를 보러 온다고 하니 마음이 좀 심란했다. 섭섭함과 서운함, 내가 드디어 가게를 정리한다는 것이 피부로 와 닿아 가게를 정리하는 것이 잘 하는 짓인지 하는 회의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나는 마음을 추슬러‘ 정리하는 것이 진니로 가는 거야. 더 이상 진리가 아닌 것을 돌아보지 마.' 라고 자신을 다독였다.
‘이만한 가게를 왜 그만 두시려고 해요?’ 라고 가게를 보러 온 점장이 물었다. 나는 ‘쉬고 싶어서.......’ 라는 말로 시작하여 이 점포가 좋은 점포라는 것을, 생기 있는 웃음을 지어가며 열심히 말했다.
한 참을 떠들다 슈퍼맨과 새로 올 점장이 매장을 떠나자 허탈함과 쓸쓸함이 밀려왔다. 나는 빵과 과자를 가져다 우걱우걱 먹어 치웠다.
그날 밤 슈퍼맨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전화가 왔고 나는 엄마에게 이 사실을 전화로 전했다. 엄마의 마음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다 통화를 끝냈다. 그 날 밤 나는 심한 가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일어나면 완전히 소멸하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슈퍼맨에게 또 전호가 왔다.
“그 점장님은 하기를 원하시는데……. 과장님이 안 된 다네요.”
“왜요?”
“글쎄, 과장님이 일단은 유보시키라네요.”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지만 꾹꾹 눌러 밑으로 가라앉혔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나의 머리는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기 위해 굴러갔고 손은 초코파이를 까 입에 밀어 넣고 있었다.
얼마 후 슈퍼맨은 가게에 방문 해 자신이 아는 친구가 할 생각이 있는 듯 하다 말을 꺼냈고 친구라면 자신도 편하게 본사의 행사를 여기서 진행할 수 있을 것이고 가게의 다른 문제들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희망의 말을 했지만 ‘과장님이 사람 붙이는 일에서 손을 떼랍니다. 이 문제는 전적으로 영업팀이 아닌 개발팀에서 담당하라고 위에서 명령이 내려왔답니다.’ 라는 말로 씨앗을 밟아 버렸다.
나는 기가 막혔다. 나의 입장은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고 내가 700만원 가지고는 안된다, 라고 말한 것이 그 중심에 놓여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들은 내가 걸고 넘질 때를 대비한 국가 유공자나 장애인 점장 중에 이 가게를 운영할 사람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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