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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수수팥떡ASA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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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아토피안- 담배권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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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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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sheo(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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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8-05-13 오전 11:20: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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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605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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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허윤희 남편, 이준석
싸움에는 기본적으로 체력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육체적이던 정신적이던 마찬가지다. 물론 나는 육체적인 것을 우선한다. 육체는 정신의 그릇이기 때문이다.
나의 몸은 롤러코스트가 되어 있었다. 피부가 가렵지 않을 때는 같이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지만 가려움에 피부를 긁어 뼈 속까지 한기가 들면 사소한 일에도 버럭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부렸다. 나의 일상은 밑으로 내려앉은 시간이 대부분이었으므로 하루종일 짜증을 부린 횟수를 두 손으로도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로인해 아내의 지친은 모습은 늘어만 갔고 아이들은 -특히 해루가 그랬다- 히히 거리며 나의 눈치를 봤다.
나와 본사, 그리고 담배권에 대한 나의 생각들은 비관적으로 흘렀다. 몸이 아프니 나는 그들과 싸워 버틸 힘이 있다는 생각초차 하기 어려웠다. 이것도 모든 것을 버리라는 하늘과 땅의 명인지도 모르는 일이나 나는 현대를 살아가는 나약한 전사가 되어 버린 듯 우울한 나날이 계속됐다. 이젠 700만 원만 받을 수 있고 물건 로스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조용히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루하루는 식탐과의 전쟁이었다. 몸은 가렵고 미칠 것 같았다. 식욕은 떨어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적게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나를 그것에 집착하게 만드는 듯 했다. 빵은 언제나 눈에서 아른거렸고 가게에 나가면 하루 이틀 힘겹게 버티다 빵과 과자, 그리고 라면 등을 먹어치우는 폭식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그렇다고 집에서 밥을 마음 놓고 먹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밥과 빵은 기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몇 번 집에서 밥을 넉넉히 먹고 나가보았으나 빵에 대한 식욕은 떨어지지 않아 꽉찬 배에 또 빵을 밀어넣는 일이 일어났다.
나는 지금의 상태에선 도저히 이 식욕을 이길 힘이 없음을 알았다. 어떤 게기가 나에건 절실하게 필요했다. 많이 먹으면 가려움이 폭증했음은 물론이고 나의 절망의 골도 깊어갔다. 집은 점점 어둡고 축축해졌다.
하루 이틀 흐르던 것이 이 주가 지나도 슈퍼맨의 입에선 답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사무적인 일로 전화가 왔을 때 운을 띠우면 아직, 하고 말끝을 흐렸다. 나는 본사와 나 사이에서 그도 힘들다는 것을 알았기에 더 이상 묻지는 않았고 아직, 이라는 말하는 사람에게 더 물을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공상은 늘어만 갔고 본사의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골몰했으며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가 저렇게 결론을 내리기를 반복하며 스스로 기운을 빼는 나날이 이어졌다.
아버지는 ‘너 왜 그러고 사냐.’ 라는 말을 달고 사셨다. ‘난 그러고 못 참는다. 그냥 약 써. 너 자연요법인가 뭔가 한 지도 꽤 됐잖아. 별로 좋아지지도 않았구먼.’ 라고도 하셨다. 그리고 긴 한 숨도 수시로 뱉으셨으며 ‘우리 준석이만 보면 정말........’ 하고 웃기도 하셨다.
가게 정리와 담배권 문제가 답 없이 부유하는 동안 엄마와 아빠의 건강이 나날이 악화되었다. 평소에 건강을 스스로 잘 챙기는 분들이라 크게 걱정을 하진 않고 살았지만 아빠는 무릎연골에 이상이 생겨 다리를 절며 곤돌라의 물건들을 정리하셨고 엄마는 몸살기운이 생긴다며 사전에 약을 챙겨 드셨다. 건강하던 피부에 나와 같은 습진이 돋아나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셨다.
불규칙한 식사와 잠, 그리고 평생 잘 드시지도 않던 인스텐트 식품을 아들 냄이 도와 가게를 운영하며 하나 둘 입에 댄 결과였다.
칠순을 앞둔 나이에도 못난 아들로 인해 밤샘 일을 밥 먹듯 해도 ‘그래도 우리 두 집이 뭘 해서 이만큼 먹고 사냐.’며 아쉬워하셨다. 힘만 되신다면 내가 가게에서 손을 떼더라도 계속 가게를 혼자서 유지 하고 싶어 하는 어머니는, 20년 동안 서울의 달동네에서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 올까한 공장생활을 하시며 일남삼녀를 키워낸 불굴의 한국 어머니였다. 이젠 좀 쉬세요, 라는 나의 말에 놀면 병난다, 라고 말씀하시는 당신.....
나는 슈퍼맨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담배권에 관한 문제는 본사의 입장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최대한 빨리 가게를 운영할 사람을 찾아 가게를 정리하게 해달라고.
수화기를 내려놓자 묵직한 바람이 가슴을 쓸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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