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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아토피안- 담배권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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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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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sheo(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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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8-04-29 오후 11:5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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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3266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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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허윤희 남편, 이준석
나는 밤마다 꿈에 시달렸다. 그러나 무거운 몸을 아침에 일으키면 꿈처럼 꿈은 사라졌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식욕은 폭식으로 이어졌고 위에 부담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많이 먹어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소장으로 인해 나날이 말라갔다.
일주 일 후 슈퍼맨은 똑같은 표정으로 가게 문을 밀고 들어 왔다. 물론 어정쩡한 나의 표정도 변함은 없었다. 사무적인 일들을 처리하고 슈퍼맨이 ‘담배권..’ 하고 말을 열자 무심히 끄덕끄덕 움직이던 나의 머리는 정면에 고정됐다.
“본사에서는 담배권이 소실되지 않고 다음 사람에게 명의가 이전되는 조건으로 점장님께 700만 원을 주겠답니다. 점장님이 가게를 그만둔다는 사실을 주변이나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담배권의 이전은 어렵지 않을 것이 구요, 만약 경합이 벌어져도 본사에서 최선을 다 할 것이기에 문제는 없을 겁니다.”
나는 담배권문제로 본사와 나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했었다. 물론 슈퍼맨이 내건 이 조건도 그 안에 있었다. 나는 그 조건들 마다 내가 대비해야 할 말도 다 가지고 있었다.
“그런 조건이라면 저도 700만 원으론 안 되지요. 그건 명의 이전과 다를 바가 없고 그렇다면 이 가게의 담배권의 가치를 생각할 때, 그리고 나의 역할을 볼 때, 실패했을 경우 칠백을 포기해야 한다면 취득했을 경우에는 더 많은 돈을 저에게 주셔야죠. 그게 형평성에 맞지 않나요?”
이 말엔 함축된, 생략된 이야기가 좀 더 있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담배권의 취득에는 나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리고 담배권을 잃었을 때 나는 최대 700만 원을 날리면 되지만 앞으로 계속 담배를 팔아 이득을 취해야 하는 그들에겐 어마어마한 수익이 날아가는 것이며 가게가 폐점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현재 우리 가게를 중심으로 50 미터 안에는 구내로 담배를 팔고 있는 공판장과 - 이 공판장에서 우리는 천이백오십만 원을 주고 담배권을 사왔다. 공판장이 담배판매 폐업을 신고하고 그 틈에 우리가 담배권을 신청하여 취득한 것이다. 우리가 담배권을 취득한 후 공판장은 구내로 담배권을 신청하여 다시 담배를 팔고 있다. 순수 매장의 넓이가 30평을 넘으면 거리제한과 관계없이 구내판매로 허가를 받을 수 있다. - 가구점이 있다. 이 두 곳이 내가 그만 두면서 폐업을 신고했을 경우 문제가 되는 점포다. 공판장은 우리가 폐업을 신고하고 구청에 담배권 공고가 나가는 동안 다시 일반으로 신청을 할 수 있고 -구내와 일반의 차이는 밖에 담배 판매에 대한 푯말을 붙일 수 있고 없고의 차이가 있다- 가구점은 신규로 담배권을 신청할 수 있는데 2주의 공공기간 동안 이 두 점포가 다 신청을 할 경우 담배권을 가져올 수 있는 확률은 33%로 정도가 되는 것이다. 본사로서는 너무 위험한 모험이 된다. 물론 내가 입을 다물면 문제는 별로 없지만 악의를 가지고 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본사는 700만 원 때문에 수억 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과장이나 슈퍼맨은 앉은 자리가 가시방석이 된다. 나는 그들의 약점을 나름대로 쥐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조건에 나는 쉬이 예, 하고 동의를 할 수 없었다.
나는 무조건 700만 원을 달라고 했다. 더는 바라지 않는다고. 그러나 나는 더 바라고 있었다. 이런 불안한 조건을 본사가 쉬이 수용할 거라고 생각지 않았고 좀 더 안전하게 담배권을 가져오기 위하여 나에게 나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까 여겼다.
슈퍼맨은 길게 한 숨을 뱉어내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알겠습니다. 들어가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나는 속이 시원하기도 했고 내심 이러다가 700만 원을 잃는 것이 아닌가, 불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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