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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수수팥떡ASA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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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아토피안 - 골목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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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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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sheo(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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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8-03-24 오후 1:4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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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241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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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허윤희 남편 이준석
나는 일상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의 하루하루에 담겨있는 생각과 행동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까지도 나는 그대로 수용했다. 그것은 해탈의 경지가 아니라 골목길에 주저앉은, 술래를 피해 도망가다 막다른 골목길에 다다라 주저 않은 아이의 심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려우면 긁었고 조금 좋아지면 히히 웃었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었고 빵이 먹고 싶으면 빵을 사 먹었으며 외식도 즐겼다. 먹고 싶은 돈가스도 먹었다. 그래도 죽을 만큼 괴롭지는 않았다. 먹고 바르고 먹고 발랐다. 단지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보고도 희망을 떠올리지 못했을 뿐이다.
나는 다시 돌아 가 있었다. 아니 그 보다 훨씬 멀리 밀려나 있었다. 탈스 과정에서 일어난 상처들은 검게 변색되었고 여전히 진물이 나는 곳이 많았다. 약을 발라도 가려움이 조금 완화되는 정도에서 더 이상의 호전은 없었다. 짓무른 성기도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몸은 다시 하루 종일 피곤함에 절었고 그 피곤함으로 파김치가 되어 잠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만족했으며 지금으로선 어떠한 답이 없다고 결론을 지었다.
일상은 흘렀다. 여름이 오고 가을이 갔으며 다시 겨울이 왔다. 그 일상 속에서 나는 편의점과 집을 오갔고 먹는 즐거움을 나름대로 즐기며 연고를 발랐고 마니의 동생 해루가 태어났으며 여전히 희망은 없었다. 나는 마지못해 몸을 움직였고 아내의 물음에 짧게 대답했다.
점점 아내와 아이들은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내가 그들을 밀어내고 떠나보내고 있었다. 그들에게 변명할 힘도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해맑던 아내의 표정은 덤덤해졌고 아이들은 아빠를 열망하지 않았다. 희망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희망은 야금야금 내게서 멀어져 갔고 반쯤 썩은 몸으로 덩그러니 작은 방에 누워 있으면 아이들과 아내의 웃음소리가 힘겹게 문지방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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