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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아토피안 - 스테로이드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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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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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sheo(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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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8-02-11 오후 6:0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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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684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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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허윤희 남편 이준석
4살 이후부터 20살 이전까지 나의 아토피는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것은 나의 기억력이 좋지 않아 그럴 수 있고 지난 시간의 고통이란 미화되고 쉬이 사라지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토피가 뼈 속에 각인 될 만큼의 고통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려서 병원과 좋다는 약국을 찾아다니긴 했지만 가을 무렵부터 오금과 피부가 가려워지는 정도였다. 그 정도도 심한 것은 아니어서 -물론 철저히 나의 기준이다- 뛰어 놀거나 일상을 살아가는데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아 약을 먹거나 연고를 바르는 것이 일 년에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되던 해에 손에 주부습진처럼 물집이 잡히고 나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부위는 손에 국한 된 것이었지만 연고를 발라도 금세 재발하기를 반복하여 수시로 연고를 써야했다. 간혹은 너무 심해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기도 했다.
그러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나는 더모베이트 연고를 달고 살았다. 이 약은 후에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었지만 아버지가 잘 아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가지고 오셔서 언제나 나의 방에 비치되어 있었다. 그 때의 나는 더모베이트 연고에 함유된 스테로이드 양은 알지도 못했고 스테로이드가 무엇인지 어떤 피해가 있는지도 깜깜했던 때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인지 자연스러운 나의 삶이 되어 팔이나 다리로 악화되는 일이 잦아도 걱정을 하지 않았다. 단순하게 몸이 피곤한가보다, 음식을 잘 못 먹었나 보다, 했고 얼굴로 가려움이 옮겨 붙으면 거울을 보며 심각하게 주름을 늘렸을 따름이다.
아내가 마니를 출산하고 조산원에서 하루를 보낸 우리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산모 위주의 산후조리원은 젖을 돌기까지의 단식과 모유수유에 상당한 지장이 있다고 판단하여 집에서 산후 도우미를 쓰며 몸조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나의 몸은 아내의 양수가 터지던, 마니를 낳은 새벽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
아내는 예정일 보다 일주일 늦게 마니를 낳았다. 새벽 한 시 쯤 양수가 터지며 많은 양의 물이 흘러 나와 이불을 적셨다. 이제 아이가 나오려 하는구나, 하는 존재감이 느껴지며 나는 긴장했다.
우리는 그 때 당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대부분 밤 12시를 넘겨 잠을 잤고 그 날도 잠들기 전이었다.
한 숨도 잠을 자지 못한 나와 아내는 수시로 조산원에 전화를 하며 오라는 분부를 기다렸고 아침5시에야 명령을 받고 답십리로 향했다. 아내는 초산이라 산고가 심했고 3번의 시도 끝에 마니를 낳았다. 그 때가 12시 7분이다.
나의 몸은 아내의 양수가 터지고부터 악화되지 않았나 싶다. 오랜 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여 몸은 언제나 무겁고 피곤에 절어 있었다. 밤을 새면서 나의 몸엔 열이 올랐고 가려움이 일었다. 무슨 마음의 변화였는지 이제부터는 스테로이드를 쓰지 말아야지, 하고 버티기를 시도했다. 가게에 일을 하고 돌아오면 아내의 산후조리를 도와야했던 나는- 도우미 아주머니는 6시에 퇴근하셨다- 몸의 피로와 가려움으로 출산의 기쁨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
미련스럽게 버티던 나는 다시 약을 사용했다. 마니를 낳고 3개월 후 쯤 의료 생협에 다니며 다시 탈스와 아토피 치료를 시작했는데 이때가 나의 몸을 재발견하는, 나의 몸을 냉정히 들여다 본 시발점이 되었다.
나라는 지구엔
시커먼 문명이 전신에 떠다녔다.
그 대륙들은
끊임없이 폭발하여 진물이 흘렀고
영토를 확장했으며 악취를 풍겼다.
"다시는 오지마!!"
나는 목욕탕에서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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