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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수수팥떡ASA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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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아토피안- 폭식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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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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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sheo(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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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8-01-21 오전 10:4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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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635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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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허윤희 남편, 이준석
70일 간 정성들여 쌓은 성은 금이 가고 기울어졌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외침은 몸 여기저기서 들려왔지만 나는 하루하루 무너졌다. 폭식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고, 폭식은 아니어도 일주일 동안 가게 안 인스턴트 음식에 손을 댔다. 몸이 약을 쓸 만큼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마음은 하루하루 깊은 상처를 입었다.
처음 채식을 할 때가 떠오른다. 그 땐 단순 채식이었다. 현미잡곡밥에 각종 잎채소와 뿌리 채소를 섞은 야채에 산야초 효소와 현미 식초를 넣었고 깨와 볶은 소금을 뿌려 먹었다. 곁들인 음식으로는 두부와 시금치, 콩나물 무침에 김치와 된장국이었고 오이와 당근을 생으로 썰어 된장에 찍어 먹었다. 가끔은 아내의 주특기인 우리밀로 만든 버섯부침이나 미나리 전을 먹었다.
가볍게 시작했던 나는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조금씩 수위를 높여 60일 쯤 되던 날부터 완전 생 채식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 가지 상황을 미루어 보건데 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아르바이트생이 빠지는 날이 잦아지면서 나의 하루 일과는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음식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면서도 무리하게 완전 생 채식을 이끌어 갔고 밤11시에 일을 끝내고 들어와 한 번의 풍욕 후 간단히 목욕을 하고 이불속으로 몸을 구겨 넣는 일이 반복됐다. 가려움에 잠은 쉬이 오지 않아 늦게야 잠이 들었고 낮12시가 되어 일어났다. 폭식을 하게 된 날은 오후 2시쯤에 몸을 일으킬 수 있었는데 허기가 미친 듯이 밀려왔다. 추위에 몸이 벌벌 떨려 이불속에서 나가기도 힘들었다.
그 날, 밥을 챙겨 먹으면서도 나는 계속 불길했다. 밥상 위의 모든 음식을 다 비웠건만 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냉장고에서 두유를 꺼내 먹었고 아내와 아이들의 간식인 사평동기정떡도 전자렌즈에 데워 2개나 먹어치웠다. 그래도 몸의 기운은 채워지지 않았다. 나의 머릿속에선 요즈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케로로 빵이 자꾸 떠돌았다. 내가 기어이 그것을 먹게 되겠구나, 했다. 그렇게 폭식은 시작됐다.
미즈노 남보쿠는 말한다.
“내가 십수 년간 관상 공부를 하고 운명을 감정했을 때, 큰 괴로움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식사의 중요함을 모르고 상을 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난할 운명이었는데도 부자가 되고 일찍 죽어야 할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을 종종 보았습니다. 반대로 상으로는 나중에 부자가 될 사람이었는데도 가난하게 되고, 장수할 상을 가진 사람이 요절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운명학자로서 상이 틀린다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상을 보아 길흉을 판단하는 것만으로는 모두 맞출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고단한 수행 끝에 길흉의 근본이 식사에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식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후에 식사의 다소를 알아보고, 그에 따라 평생의 길흉을 판단하니, 만의 하나도 실수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폭식을 자주하면, 평생 안정되지 못하고 유랑하는 신세가 됩니다. 식사량이 일정하면 심신이 안정되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재물이 많아도 폭식을 자주하는 사람에겐 가산이 없어지는 것이 먼 일이 아닙니다.”
전영호 선생님은 말한다.
“진화는 간절한 염원과 포기하지 않는 시도로 이루어진다.”
물론 나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할 것이다.
폭식과 음식의 외도가 길어진 데는 지금까지 늘어놓은 이야기 말고 중요한 한 가지가 더 있다. 그것은 아내와 관계된 것인데 좀 나중에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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