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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모유 수유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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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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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rye(이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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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3-09-18 오후 2:3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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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397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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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신라영님의 전화를 받고 그동안 까맣게 잊었던 처음 모유 수유할때의 어려움이 생각이 났어요.
예정보다 8일이나 넘겼는데도 자궁문이 열릴 생각도 않고 아기가 큰것 같다면서 수술을 하자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듣고 얼마나 울었던지...
초산인데다가 분만 경험이 전혀 없는 노산이라서 위험 부담이 크다는게 담당 의사의 소견...
열달내내 자연분만을 꿈꾸며 무진장 애쓰고 노력해 왔는데 모든게 물거품이 되고 태어나는 순간 깜깜한 엄마 뱃속에서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느닷없이 만룩스 이상의 조명에 노출되면서 놀랄 아기를 생각하니 너무 너무 미안했었지요.
자연분만시보다 훨씬 밝은 조명과 덜거덕 거리는 의료기구들의 소리...분주하게 왔다갔다하는 의료진의 소음...태어나면서 아기도 힘쓰며 준비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사악삭 칼소리에... 이상한 마취제 냄새가 아기를 공포 분위기로 몰아 가지 않았을까....그러다가 준비도 미처 안되었는데 엄마손이 아닌 장갑낀 손들이 아기를 번쩍 꺼내어 두팔 두다리를 버둥거리며 놀란 아기를 사정없이 거꾸로 쳐들고 엉덩이를 때리고 솩~솩~이물질을 꺼낸다며 흡입기를 콧구멍 목구멍 깊이 집어넣고....으으윽....
암튼 출산 후 분만과정을 매스컴이나 동영상으로 보니...
너무 너무 아기한테 미안한 과정들이었습니다.
아기를 위한 행위는 전혀 배려되지 않고 모두가 의료진들이 편한 행위들 뿐인 수술과정과 출산후 처치과정들....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었지요.
이렇게 태어난 아기들이 시력이 약해질수 밖에요....
이렇게 장황하게 서론을 여는것은 아기한테 미안했던 마음을 두돌까지 젖을 먹이면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고자 했던 나의 마음이었지요.
수술후 6시간만에 내게 데려온 아기는 너무나 작고 앙증맞은 천사...
곧바로 젖을 물렸고 위쪽에서 숟가락으로 흘려넣은 생수와 보리차로 이틀을 적응시키며 단식을 시키고...
당근 젖병은 아예 물리지도 않고....
그렇게 이틀을 보낸후 다행히 젖이 48시간 만에 정확히 돌아서 몇방울씩 먹이고....
아무래도 양이 충분치 못한 탓에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를 보다못한 간호사가 분유를 20밀리미터를 타서 주길래 입에 물렸더니 조금 먹더라구요.
그렇게 한달동안은 혼합수유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모유만들기 작전에 온식구가 전심전력....가물치 고아먹기....돼지족발 고아먹기...매끼 미역국 충분히 먹기...등등...
다행히 한달후부터는 젖이 잘 나와서 분유를 아예 먹이지 않고 지금까지 젖만 먹이고 있습니다.
우리 채현이가 지금 14개월이니 모두들 이제 그만 먹이라고 하지만...
최선생님 말씀대로 두돌까지는 유희로써 젖먹기를 즐기는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라도 먹일 생각입니다.
가끔 맨밥도 먹고 삶은 옥수수나 삶은 고구마도 먹지만 95%가 모유에 의존한 영양섭취....
혹여 영양 불균형이나 부족 상태가 염려도 되지만 어차피 밥을 먹인다해도 골고루 다 먹이지 못하니 내가 먹어서 젖으로 주는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채현이를 보면 못 끊겠더라구요.
게다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서 정말 내가 엄마가 되었구나 라고 실감이 나요.
쏙쏙 빨아주는 채현이가 고마울 때도 있구요.
너무 너무 시원해서요.
가끔은 젖을 물어서 엄마를 힘들게도 하지만....
내가 먹는 음식이 젖이 되고 젖을 빨아 먹은 나의 분신이 이만큼 크고 자랐다 생각하니 음식도 함부로 못 먹고 좋은것만 가려서 먹게 되고...
똘망똘망해 보이는 채현이가 웬지 모유 덕분인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배변에 문제가 전혀 없었던 지난 14개월....
주위의 아기들이 나처럼 모유만 먹이는 아기가 없어서인지 대부분 변비증세로 한두번씩은 애를 먹더라구요.
젊은 엄마들이 젖이 안나와서 못 먹이기도 하고...
일부 엄마는 직장 문제로 나와도 못먹이는 현실을 볼때....
참으로 안타까웠어요.
모유로 충분히 엄마의 영양과 사랑을 먹고 자란 아기들이 많을때 우리 사회가 좀더 밝아지고 맑아지리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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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진(2003-09-19):
정말 대단하시네요!전 둘째 가지기전에 치료할 곳이 있어서 지금 젖을 끊는 중인데...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저도 2돌까지는 먹이고 싶엇거든요!정말 대단하십니다! 
- 차지영(2003-09-19):
어이구~ 부러워라~ 둘째의 갑작스런 임신으로 지금 돌인데 할수없이 끊는중이구만...
- 이강례(2003-09-19):
울신랑 젖뗄때까지는 마눌 옆에 안와서 불만이었더니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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