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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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엄마 아닌 엄마....

이름	rryy88(김량희)	날짜	2004-06-22 오전 12:39:59

조회수	277	파일	-

올해 아토피 아기가 두명이 생겼다..... 이렇게 해서 내가 돌보는 영영아는 모두 다섯명.... 아토피면 무슨 상관이랴...엄마가 보내주는 스테로이드제 연고 몇번 발라주고 먹이라는 분유 먹이면 내 할도리 다 한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대부분 그게 옳다고 할거야... 하지만 발도르프 교육학을 공부하고 현장에서 일하면서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발도르프 교육학에서는 모든 아이들과의 만남에는 의미가 있으며 아이들은 나를 교육하고자 하며 나를 발달시키고자 내게 어떠한 과제를 가지고 온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분명 그러했다... 지금까지 사실 나는 아토피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내가 키운 내 아이도 아토피가 아니었고 지금까지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도 아토피로 특별히 힘들어하는 아이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돌보게 된 아기들을 통해 나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와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직장은 다녀야 하고 생후 3개월 된 아기는 특별히 맡길 곳이 없고... 그렇게 아이들은 내게 다가왔다....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종일 나와 함께 있는 이 아가들에게 나는 교사 이상이었고 어찌보면 엄마와도 같은 존재였다... 한달가량을 죽염수 소독하고 감잎차유제 만들어 바르고 집에도 보내고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지치기도 했다... 아이를 맡기고 일터로 향한 엄마의 마음은 오죽했으랴.... 오히려 뒤집기를 하면서 얼굴을 하염없이 비벼댔고 그로 인해 얼굴과 배는 말도 못하게 빨갛고 각질 투성에 눈뜨고 볼 수가 없었다... 더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아토피로 인해 유난히 아이들은 소화가 어려웠고 트림시킬 때마다 토하기 일쑤였고 가려움에 잠못들고 유난히도 보챘다...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그때부터 '해맑은 피부를 되찾은 아이'를 읽기 시작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수수팥떡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며 드디어 냉온욕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엄마들께 권했지만 다들 엄두를 못내었다...그렇담 나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도 하지 않으면서 무슨 교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아이들은 내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나를 교육하고자 내게 다가온 내 아이와도 같은 이들이었다.... 심한 명현으로 온통 얼굴이 불덩이가 되어있는 아이를 보며 '내가 괜한 짓을 했나' 후회도 했지만 내 스스로를 달래가며 부모를 설득했다... 주말에는 반드시 집에서도 해 줄 것을 요구했고..... 오늘 아침 등원하는 두 아이의 얼굴을 보며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했다... 너무나 예쁜 아가들.... 물론 또 언제 다시 명현이 찾아올지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와 부모님들은 용기를 얻게 되었다... 잘 버텨준 아가들이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었다... 간혹 나더러 유난하다고도 한다... 어리석을지도 모르지...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이 아이들을 치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아이들을 통해 내 스스로가 치유받고 있음을 알았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 세상은 정말로 진실하고 따뜻하다는 기본 정조를 가지고 태어나며 교사인 나를 통해 그 진실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했던가... 이 아이들은 나를 통해 세상을 체험한다.....내가 작은 일에도 대충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면 아이들은 그런 나를 통해 '진실'이란 것을 조금이나마 경험하지 않았을까....그리고 내가 작은 일에도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이 아가들은 나를 돕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일로 어머님들과 먹거리와 자연요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수수팥떡을 많이 귀찮게 할 지도 모르겠다... 모든 아토피로 인해 고생하고 계신 부모님들....힘내시고 지금 나의 수고로움이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라 여기지 마시고 조금은 특별하게 아이와 내가 관계맺기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나 자신을 발전 시킬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엄마 아닌 엄마 올림.....

- 박현숙(2004-06-22): 아침부터 눈물이 나네요.. 고맙습니다. 복 받으세요.

- 박현숙(2004-06-22): 밤새 긁어 피범벅이 된 아가를 탁아모에게 맞기고 출근하며 눈물 흘릴때가 생각나서리.. 남일 같지 않고 제가 고맙네요..

- 최미숙(2004-06-22): 이런 교사분이 있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도 그런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 동네가 어딘지요?

- 황선하(2004-06-30): 아토피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직장을 다니는 엄마로서 정말 눈물이 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네요.

▲ 위	그럼요
▼ 아래	아토피가 좋아졌다니 감사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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