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기 단식캠프 참가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마침 캠프가 끝나고 돌아가시는 시간에 비가 내려 염려하였습니다.
다들 무탈하게 잘 돌아가셨는지요.

가장 먼저 불편한 저희 캠프에 참가해주신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캠프 비용을 최대한 낮추려 애쓴 결과지만 다른 한편 참가자들이 불편을 겪게 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사실이어서 송구한 마음입니다.

아마도 저는 내년 캠프 때에도 밤마다 참가비용을 올리고 1실 3인 정도의 시설을 갖춘 곳에서 캠프를 할까 혼자 고민하다 아침이 되면 비용문제로 생각을 원위치 시키는 일을 반복할 것 같습니다.

캠프 끝나고 혼자 조용히 있게 되니 캠프 기간 중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돌아봅니다.
때로 사람은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한가 봅니다.

이번 캠프는 여러 가지로 ‘최초’가 많은 캠프였습니다.

첫 날 밤부터 참가자가 제 방을 찾아 함께 지낸 것도 처음이었고, 첫 냉온욕 때 참가자가 저혈당 상태가 되어 의식을 잃는 일도 처음이었습니다. 캠프 일정을 선택적으로 참여하시겠다는 참가자가 계셨던 것도 처음이었지만 그 참가자를 퇴소조치한 일도 수수팥떡 캠프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캠프 초기에 참가자 여러분과 진행팀이 이토록 까칠한 관계였던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캠프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번 캠프처럼 참가자와 진행팀이 일체감을 느낀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 ‘버릴고 갈 것들’ 시간이 계획 보다 일찍 끝났고 그 결과 화살이 제게 돌아와 제가 그 시간에 노래를 부른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노래를 부르다가 ‘삑사리’를 낸 것 또한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한 일이었구요,
캠프 마지막날 고등학생으로부터 연애편지를 받은 것 또한 최초였습니다.

평화의 인사 시간이 너무 일찍 끝나버려 남은 시간에 몇 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지요.
그때 몇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5박6일간의 피로감이 한순간에 씻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 캠프가 별 탈 없이 그리고 절제하는 가운데 차분하게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참가자여러분의 협조에 힘입은 것입니다.

참가자여러분!
무엇이건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되풀이 할 때 비로서 그것은 ‘내 것’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실천 없는 자연건강법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부디 캠프 기간에 익힌 것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셔서 캠프의 감동과 각오를 오래오래 간직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11년 8월 6일
(사)수수팥떡아이사랑모임 대표 최민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