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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한솔엄마의 글..자연요법13개월의 깨달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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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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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mo(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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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2-12-19 오후 11:4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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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8489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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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엄마의 글..자연요법13개월의 깨달음
조아라(한솔엄마)
◎ 2002/7/16(화)
자연요법 13개월만에 얻은 작은 깨달음
지난 정회원 모임 때 한솔이 보신 분들 자기 일처럼 기뻐하시는 것 보면 참 고맙고 기뻤습니다.
처음에 한솔이 낫게 해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 나중에는 한솔이를 통해 다른 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졌지요.
한솔이는 여전히 육류는 전혀 먹지 못하지만 몸 상태는 정말 좋습니다.
작년 3월에 태어나
5월에 아토피가 시작되고
6월에 자연요법을 시작했지요.
12월달까지 계속 힘들었고
1월 들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발진이나 간지러움은 여전했지만 피부가 튼튼해졌다는 걸 느꼈지요. 어느 정도 긁거나 비비는 것으로 피가 나거나 진물 나는 일이 줄었으니까요.
그리고 2월 들어 한 단계 더 업되었습니다. 7월부터 줄곧 그치지 않았던 진물이 사라지고
3월 말 쯤에는 발진이 서서히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좋아졌다 나빠졌다. 정체기도 겪으면서 서서히 발진 부위가 줄어들다가 6월 쯤에는 발진이 거의 다 사라졌지요.
귀 부위나 접히는 곳은 아직 상처가 남아있고, 입 주위는 발진이 조금 솟았다 들어갔다 하는 것은 여전하고 어떤 날은 냉온욕하다가 몸 전체적으로 두드러기 같은게 생겼다 들어가긴 하지만
한달 가까이 깨끗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3개월이라는 길다면 길 수도 있고, 짧다면 짧다고 할 시간을 겪어내면서
얻은 깨달음은
자연요법은 '요법'이 아니라 '생활'이라는 것이었고,
예전 최선화 선생님이 말씀하신 '질병은 깨달음의 원천'이라는 게 조금씩 뭔지 알 것 같더군요.
사람이 사는 게 늘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고, 나쁜 일과 좋은 일이 거듭되지요.
그래서 옛사람들이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경거망동하지 말고
나쁜 일이 생겼을 때는 좋았던 때를 생각하면서 희망을 갖고 앞으로 보며 가라고 한 것이
아토피랑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다보면 아토피가 아니더라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게 되지요.
아토피도 그런 것이 아닐지.
좋아지는 때가 있고, 나빠지는 때가 있고.
자연요법으로 아토피를 백퍼센트 낫게 한다는 것은 환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이 땅은 여러가지 오염원으로 망가져있고, 이런 땅에서 애초 '완벽한 삶'이란 불가능한 게 아닐까.
그렇다면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 하면서 사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지난번 아토피 강의 날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예전 저희 생각이 나더군요. )
물은 어떤 걸 먹어야 되나요?
약수물, 생수, 정수기 물.
정수기는 어떤 걸 써야 되나요.
사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닌데 말이죠.
저도 지난 7월달에 식구들이랑 강원도에 좋다고 하는 약수터도 가봤고, 그 물로 씻겨보기도 하고, 동해 바다에 가서 물을 떠오기도 하고,
여러가지 정수기에 대해 공부도 하고, 기백만원 한다는 모 외제 정수기를 무리해서라도 살까 고민도 해보고, 에비앙 물도 사보기도 했지만
그건 정말 중요한 게 아니더군요.
유제의 비율은 어떻게 하나, 죽염수 농도나 이런 거 다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자연요법의 기본이 되는 풍욕, 냉온욕, 자연식 이렇게 세 가지인 것 같고
횟수는 몇 번 하는게 좋은가 온도는 어떻게 맞추나 이런 것 보다 더 중요한 것
아가의 느낌과 엄마의 느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믿음과 희망이 아닐지.
처음에는 아토피 아가를 키우면서 잃은 게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에 둘째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 나의 삶은 어떨까 이런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몇 달 전 흥분에 겨워서-아가 얼굴이 좋아졌다고-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며 한 10분 동안 필름 한통을 몽땅 써가면서 사진을 마구 찍은 적이 있어요.
한 장이라도 건져서 확대를 해주겠다고요.
그런데 지금 다시 앨범을 들춰보니 지금에 비하면 그 때는 아무 것도 아니더군요.
하지만 그 때의 기쁨은 다른 무엇보다 바꿀 수 없을만큼 기쁜 거였습니다.
아마 '멀쩡한 아이'로 태어났다면
그렇게 작은 일로 그만큼 기뻐하기 힘들었을 테지요.
17개월 째인 한솔이 녀석 아직도 잘 걷지를 못해요.
요즘 걷는 데 재미를 들여서 하루하루 혼자 걷는 거리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걸 보는 기쁨은 정말 크지요.
아마 '멀쩡한 아이'였다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고, 왜 성장이 느린가 뭐가 모자란가 그런 생각을 했을텐데. 그런 생각은 거의 하지 않지요.
아토피를 질병으로 생각하면,
하늘은 왜 내게 이런 벌을 내리셨나라고 생각하면
사는 게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저도 작년에는 왜 천형을 내리셨나 자책도 했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 이런 생각을 했어요.
건강한 아가, 아픈 아가들이 이미 하늘 나라에서 정해져있고,
많이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픈 아가들은 잘 돌봐줄 수 있는 부모에게 태어나게 하기 위해 우리에게 왔나보다 하고요.
아토피 아가를 키우다보면 부모의 생각이 깊어져요.
아이를 기른다는 게 단순히 잘 먹이고 잘 입히고
그런 게 아니라면
아토피 아가는 부모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아가는 점점 좋아지는 것이 아닐지.
이번 아토피 강의 때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자연요법을 13개월이나 했는데 아직도 이 정도냐고.
저는
'어휴 지금이 얼마나 좋아진 건데요.'
라고 말했거든요.
저희는 이 정도 상태가 되어준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데요.
언젠가 아토피 때문이든 다른 일 때문이든 또 힘든 시련이 다가오겠지요.
그래도 지난 1년간 얻은 깨달음이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답니다.
---저희는 자연요법을 시쳇말로 'FM'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한번도 불신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우리 아가는 이것으로도 안되는가보다 하고 절망한 적은 있었지만 말이지요.
---작년 여름에 아토피에 관한 책도 읽고, 자연요법에 대한 책도 여러권 읽었지만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읽고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답니다.
--- 아토피 엄마, 아빠들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절망하지 말고 힘내세요. 자연요법으로든 다른 길이든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있으면 좋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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