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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수수팥떡ASAM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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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한겨레] 정부는 알레르기 대책 세워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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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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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mo(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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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3-11-04 오후 1:58: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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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2665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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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 레] 2002-03-28 (오피니언/인물) 칼럼.논단 06면 <왜냐면 토론>
정부는 알레르기 대책 세워야
저희 수수팥떡 모임은 아기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을 연구하는 어머니 모임으로서, 주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임신부의 몸 관리, 아기의 산후 처치, 모유 먹이는 방법 홍보, 아이들 질병에 대한 대처법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 모임을 제안한 것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문제가 이제 가정에서 해결할 정도를 지난 심각한 수준이라는 인식 때문이었습니다. 한 의학 보고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 태어나는 60만명의 신생아 중 70%가 알레르기를 앓고 있으며, 이 중 20%가 아토피성 피부병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의학적 보고가 갖는 신뢰성에 대한 논의는 뒤로한다고 하더라도, 요즘 천식이나 비염, 아토피성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갑자기 기관지에 가래가 차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때로 숨을 제대로 못 쉬는 천식, 봄철에 꽃가루만 날려도 콧물을 흘리고 재채기를 해대는 알레르기성 비염, 그리고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에 발진이 돋고 진물이 흘러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토피성 피부병이 대표적인 3대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들 처지에서 더 어려운 점은 이런 질병이 양방이나 한방 처치에 의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부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미 "아토피는 완치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믿고 의지하는 양의가 알레르기성 질환에 대해 확실한 치료법을 내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기들과 그 부모들은 어쩔 줄 몰라하고 있습니다. 피부과에 가서 한동안 스테로이드제를 중심으로 한 처치를 받다가 안 되면 한의에게 갑니다. 침과 약제로 알레르기 증상을 고치려 애쓰지만 증상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뿐 아니라 한의적 치료를 끊으면 다시 예전으로, 때로는 예전보다 더 큰 증상으로 고통당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종 건강식품, 민간 처방을 써보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알레르기성 질환에 시달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공기와 먹을거리 오염입니다. 알레르기는 대표적인 환경병으로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해 무공해 음식을 섭취하면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임신중 어머니가 인스턴트식품, 육식과 가공식을 즐겨 먹은 경우 알레르기 발생 빈도수가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설사 부모 모두 아토피라도 어머니가 임신중 음식을 조심하면 아기는 아토피가 아니거나 아토피라고 하더라도 약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임신 전후 어머니 아버지의 건강관리 정도가 아이의 체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미혼시절부터 몸가짐을 조신하게 하고 몸관리를 잘하는 것은 2세 건강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감히 주장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모유 먹이기에 대해 지적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은 높게 잡아도 20% 이내라고 합니다. 혼합수유를 포함하면 수치가 조금 높아진다고 합니다. 모유를 먹이고 엄마가 음식을 조심하면 알레르기 질환이 영아기 안에 확연히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유 수유율을 높이는 것이 알레르기 예방 및 치료를 위한 필수조건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저희 수수팥떡 모임에는 하루 100건 이상의 아토피 관련 상담이 들어옵니다. 회원 수는 6개월 만에 2천명이 넘었고, 아토피코너의 하루 접속건수는 2천건 안팎입니다. 한 달에 한번 수수팥떡 모임은 아토피 특강을 열고 알레르기성 질환에 시달리는 아기들과 그 부모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아기가 알레르기성 체질을 갖게 된 원인을 찾아본 결과 위와 같은 요인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답답한 것은 우리 보건 당국의 무관심입니다. 그것을 '낙후' 혹은 '권위적 질서'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어느 단위에서도 알레르기에 대해,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토피에 대해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의들은 환자나 환자 가족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기는커녕 권위주의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보건정책 당국은 어떻습니까? 이미 사회 문제화한 알레르기성 질환에 대해 알고 있기나 한지 궁금합니다. 하긴 우리 정부에서 국민 개개인의 삶을 세심하게 배려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과욕'이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머니들 스스로 우리 아기들의 알레르기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노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공해 음식과 생활환경 개선, 그리고 약간의 자연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는 아이들도 있지만 이를 보편화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우리 보건 당국이, 의료계가 알레르기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알레르기성 질환은 개인의 문제로 보기엔 너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최민희/수수팥떡 어머니모임 대표(asam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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